미국 내 첫 무슬림 의원이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하겠다고 발표하자, 그의 코란 선서방침에 기독교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 논란의 주인공은 지난달 실시된 중간선서에서 연방하원으로 선출된 키이스 앨리슨(31세,미네소타주, 민주당)
내년 1월 4일 제110대 의회 회기가 시작되면 하원의원들은 그냥 오른손을 들어 의장이 하는 선서를 단체로 따라 한다. 이때 성경을 비롯한 종교 경전은 사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공식 선서를 한 뒤 하원의장이 사회를 보는 가운데 개별적으로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하는데, 그때 엘리슨 의원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코란에 손을 대고 선서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엘리슨의 사무실에는 코란 선서 계획을 비난하는 e-메일이 쇄도하고 있고 미국 가정협회는 "우리가 어느 경전의 가치에 기초하고 있느냐. 성경이냐, 코란이냐"라는 문구를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앞으로 의원들이 선서를 할 때 성경을 사용하는 걸 의무화하는 법을 제정하는 운동을 벌이겠다고 했으며 미국의 기독교계는 최근 "미국은 오직 한 권의 책, 즉 성경에 관심이 있다", "엘리슨의 ''코란 선서''는 미국의 문명을 해치는 오만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엘리슨 측은 "미국은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면서 코란 선서를 강행할 방침임을 분명히 밝혔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지난 7일 보도했다.
청교도에 의해 세워진 미국이 기독교의 뿌리를 가지고 있지만 헌법은 공직자들의 선서에 성경 사용을 규정하지 않는 등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선서를 하면서 성경에 손을 얹은 이래 하나의 관습이 되어버렸다
선서 문제는 미국 사법부에서도 논란이 되어 왔다. 지난해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의 한 법원은 여성 증인의 선서에 코란이 사용되는 걸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자 미국 시민자유연맹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정이라며 소송을 걸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반면에 1997년 한 테러사건을 심리한 워싱턴의 법원에선 증인이 무슬림의 알라 신에게 맹세하는 걸 허용한 바 있다. 가톨릭에서 무슬림으로 개종한 엘리슨 의원의 이번 코란 선서 방침은 기독교 중심의 미국 문화에 충격을 주었을 뿐 만 아니라 사법부의 증인 선서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