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공포의 진앙지에 해당하는 4월 30일 MBC-TV 뉴스 보도내용 중 상당부분이 과장, 왜곡된 것으로 분석된다. MBC는 당시 H대 정모 박사, S대 우모, 정모 교수 등의 멘트를 인용, 광우병 위험성을 집중보도했었다. 당시 보도 내용과 기자의 취재 내용을 대비하면 아래와 같다.
전염성 등 사실 아닌 내용 자극적으로 표현
과학적으로 입증 안 된 것을 보도(1) MBC : “미국의 소 사육 방식처럼 소에 동물성 사료를 먹이면, 정상 프리온이 뇌 조직을 파괴하는 변형 프리온으로 변해 소가 광우병에 걸립니다. 이 쇠고기를 먹은 사람은 인간광우병에 전염됩니다.”
- ‘미국 소=변형 프리온=인간광우병’으로 도식화했다. 그러나 동물성 사료를 먹은 소의 극히 일부만 광우병에 걸릴 수 있으며, 광우병 걸린 소의 고기를 먹은 경우는 人間광우병에 걸리지 않고, 광우병 걸린 소의 뇌·척추 등 변형프리온이 들어 있는 조직을 먹는 경우의 극히 일부만 人間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 극히 낮은 가능성을 일반화한 과장된 멘트이다.
(2) MBC : “…이 쇠고기를 먹은 사람은 人間광우병에 전염됩니다. 변형프리온은 설렁탕처럼 끓여도 안 죽고, 곱창구이처럼 익혀도 안 죽습니다.”“아주 진한 양잿물로 처리하거나 아니면 태우거나 이런 극단적인 방법 외에는 프리온의 병원성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 변형프리온이 여간해선 제거되지 않는 것은 맞다. 과학적으로 말하자면, 변형프리온은 단백분해효소(proteinase)에 분해되지 않고, 열·자외선·화학물질에 강한 저항성을 갖고 있으며, 3기압으로 133℃ 20분 이상, 2% 차아염소산나트륨(sodium hypochlorite), 2N 가성소다(sodium hydroxide)로 20℃에서 하루 밤 소독하여야 사멸할 수 있다.
그러나 변형프리온을 불가사리처럼 묘사한 MBC 보도는 전제조건을 빼 버렸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프리온분자생물연구실 송현주 연구사는 “소에서 뇌·척추 등 특정 위험물질(SRM)을 제거하면 변형프리온도 99.99% 제거된다”며 “特定위험물질을 제거한 후 먹게 되는 쇠고기가 여전히 변형프리온에 감염돼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한다. 즉 어떤 식품에서 감염의 원인을 제거했는데, 제거된 병균을 가리켜 해당 식품이 계속 위험하다는 식이라는 지적이다.
(3) MBC : “변형프리온은 전염성도 무척 강해, 人間광우병 환자의 혈액이 상처에 닿기만 해도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일단 걸리면 100% 죽습니다.”
- 미국산 쇠고기는 OIE기준에 의해 特定위험물질을 제거해 수입, 한국에서 식용 및 사용된다. 特定위험물질을 제거해 변형프리온 발생 가능성이 없는데, ‘전염성 무척 강해’,‘닿기만 해도’,‘일단 걸리면’,‘100% 죽는다’는 등 자극적 표현을 사용해 극도로 과장했다.
“…혈액이 상처에 닿기만 해도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 운운한 부분은 명백한 왜곡이다. 유럽과학위원회의 광우병 보고서(2001) 등 현재까지 연구결과는 수혈에 의해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뿐이다. 이 같은 추정 역시 광우병에 감염된 소를 가지고 연구한 것이 아니라 햄스터나 실험용 쥐에서 양의 스크래피라는 질병을 실험한 결과이다.
소와는 다른 동물이 수혈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는 결과를 소에 직접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특히 “人間광우병 환자의 수혈에 의한 감염 여부는 물론 人間광우병 환자의 혈액이 ‘닿기만 해도’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실험조차 된 적이 없다”는 것이 송현주 연구사의 설명이다. MBC의 전문가 인용은 학계에서 실험조차 되지 않은 내용을 임의로 지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4) MBC : “특히 이번에 미국에서 수입하기로 한 뇌와 척수·척추·내장은 30개월 미만의 광우병에 걸리지 않은 소라도 얼마든지 변형프리온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이 부분 역시 명백히 과장 및 왜곡된 멘트이다. 프리온분자생물연구실 탁동섭 수의연구관은 “30개월 미만의 소에선 편도(머리의 일부분)·회장원위부(내장의 일부분) 2개 부위를 제외하곤 변형프리온이 발견된 적이 없고, 따라서 이 두 부위만 국제수역사무국(OIE)이 특정위험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이 OIE기준에 따라 미국산 소를 수입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수입하지 않는 편도·회자원위부를 제외한 나머지 뇌와 척수·척추·내장에 변형프리온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임상적으로 입증되지 않는 추측”이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MBC의 전문가 인용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내용을 임의로 과장한 것이란 지적이다.
(5) MBC : “더 큰 문제는 한국인이 전세계에서 가장 광우병에 걸리기 쉬운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했을 때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은 MM형이 높기 때문에 한국인끼리 결혼했을 때 자식들은 광우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 한국인이 광우병에 취약한지는 학계의 논란의 대상이다. 오히려 한국인이 유전적으로 人間광우병에 취약하다는 논란의 시발점이 된 한림대 김용선 교수의 논문은 人間광우병과는 다른 질병을 분석한 것이라는 주장이 8일 오후 제기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희섭 신경과학센터장은 이날 KIST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교수의 논문은 人間광우병인 변형 크로이츠펠트야곱병(vCJD)이 아니라 아직 감염경로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산발형 크로이츠펠트야곱병(sCJD)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 박사에 따르면 김 교수의 논문은 광우병 소와 관련이 없는 sCJD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즉 영국인의 36.8%가 MM유전자형인데 영국인 sCJD환자는 71%이며, 한국인 일반인 529명 대상 분석에서 94.33%가 MM형이고 150명의 한국인 sCJD환자는 100% MM형이란 것.
정부에서도 김 교수의 논문이 人間광우병과 관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신희섭 박사는 “한국인과 유전자가 비슷한 일본인의 경우 김 교수의 논문과 다른 연구결과도 있다”며 “유전자 하나로 질병에 대한 취약성을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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