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호 월간 지저스아미 발간사]
‘통일대기조·북한 전문인 선교사’
- 지금은 '통일 대기조' 양성 위해 기도로 준비할 때 -
이용희 교수
복음통일, 더는 늦출 수 없다
왜 굳이 복음 통일을 강조하며 온 세상을 돌아다니냐고 묻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내 대답은 간결하다. “북한 동포들이 자유롭게 예수 믿게 하고 싶어서요.”
전 세계 220여 개국 중 예수 믿기가 제일 어려운 나라가 북한이다. 2002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20년간 북한이 기독교 박해지수 세계 1위였다. 하필이면 북한 주민들이 우리와 한 핏줄이고 동족이니 우리에겐 한 맺힌 기도일 수밖에 없다.
“북한 동포들이 더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동상과 초상화 앞에 절하지 않고 자유롭게 예수 믿고 찬송하고 예배드리며 전도할 수 있게 해주세요.”

북한 주민들이 평양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 앞에서 절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금식하며 이 기도를 드려온 지 30년이 돼간다. 더 시간을 끌 수가 없다. 기도하기가 힘들어서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복음을 들을 기회도 얻지 못하고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 때문에 원통해서다.
5분 대기조
1980년대 나는 휴전선 철책이 있는 최전방 강원도 철원 백골부대에서 군 생활을 했다. 부대 안에는 ‘5분 대기조’가 있었다.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5분 안에 투입되는 병력이기 때문에 5분 대기조라 불렀다. 이들은 밤에 잘 때도 군복을 입은 채로 군화를 신고 잤다. 그렇지 않으면 야간에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5분 안에 현장에 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대 내에선 5분 대기조를 돌아가면서 했다. 누구든지 5분 대기조로 지정되면 그 기간에는 늘 깨어 경성해야만 했다.
한국교회는 이 5분 대기조처럼 임박한 통일을 앞두고 주님이 이루실 통일에 대한 기대 속에서 늘 깨어있어야 한다. 동·서독 분단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이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날, 한순간에 무너졌듯 우리에게도 통일이 도적같이 올 수 있다. 전방에서 사태가 발생하면 5분 대기조가 한밤중에도 즉시 현장에 투입되듯, 갑작스러운 급변 사태나 통일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복음을 위해 북한에 투입될 통일 대기조가 필요하다.
주님께서는 남북통일을 위해 이미 많은 일을 이뤄 놓으셨다. 최근 탈북한 북한 동포들을 만나 대화해보면 거의 모든 사람이 북한에서 한류를 접했다 한다. 그래서 남한 상황을 상당히 많이 알고 있었다. 남한이 가난하고 거지들로 가득 차 있다는 거짓말을 믿는 북한 사람들은 요즘 거의 없다. 남한에 와있는 많은 탈북민이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송금하고 있으며, 북한 가족과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 남북한 상황을 서로 알리고 있다.
하나님이 부르시는 통일 대기조-북한 전문인 선교사
하나님의 애끓는 소원, 복음 통일을 위해 우리가 통일 대기조로 기꺼이 헌신할 때 주님께서는 곧 통일의 문을 활짝 여실 것이다. 통일의 문이 열려서 북한에서 의사, 간호사 같은 보건 요원, 교사, 사회복지사, 건축가, 사업가 등 남한 인력들을 요청할 때 5분 대기조같이 북한으로 뛰어 들어갈 ‘북한 전문인 선교사’가 준비돼야 한다. 이들이 통일 대기조다. 북한 동포들을 뜨겁게 사랑하는 북한 전문인 선교사들의 발걸음이 북한 땅 방방곡곡을 누비며 주님의 사랑과 복음을 전할 때 북한 복음화가 이뤄질 것이다.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하룻밤에 무너졌듯, 남북한 통일의 날이 도적같이 올 때 우리는 과연 북한 땅에 곧바로 들어갈 준비가 돼 있는가. 통일되고서야 북한에 들어갈 준비를 시작하면 늦다. 부동산 투기 세력들, 각종 투자자, 유흥업계 종사자, 이단·사이비 등이 먼저 북한을 선점하고 난 후에 북한 전문인 선교사들이 뒤늦게 북한에 도착한다면 한국교회는 얻을 것이 별로 없다.
얼마 전 부산 동아대 강동완 교수님은 북한 특강 도중 다음과 같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님, 북한에 문이 열리고 딱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면 제가 들어갈 수 있게 해주세요.”
우리는 이제 통일의 날을 간절히 사모하며 갑자기 북한의 문이 열릴 때 바로 북한 방방곡곡에 복음을 들고 들어갈 준비를 해야 한다. 2020년 여름, 주님께서는 통일이 임박했는데 한국교회가 북한에 들어갈 준비가 아직 돼 있지 않다는 마음의 감동을 강하게 주셨다. 그래서 그해 가을부터 제1기 북한 전문인 선교사 20주 훈련 과정을 시작했다. 오는 31일부터는 제4기 북한 전문인 선교사 훈련 과정을 시작한다. 이렇게 훈련받은 자들이 곧 통일 대기조이며 ‘북한 구원 예수 군대’다.
북한 구원을 위해 훈련받은 북한 전문인 선교사의 수가 주님이 원하시는 분량에 이를 때 주님께서는 마침내 통일의 문을 여실 것이다. 준비된 결혼이 아름답듯 준비된 통일이 아름답다.
“내가 또 주의 목소리를 들으니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시니 그 때에 내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하였더니.”(사 6:8)
복음을 듣지 못하고 죽어가는 동족들을 살리기 위해 헌신하라는 주님의 부르심보다 지금 우리에게 더 중요한 부르심은 없다. 이 소중한 부르심에 동참할 수 있다면 이는 우리 각자를 향한 주님의 특별한 은혜이며 ‘가문의 영광’이다. 꿈꾸며 기도했던 복음 통일을 실제로 이뤄낼 통일 대기조, 곧 북한 전문인 선교사를 주님은 지금 찾으신다.
이용희(단상 가운데) 교수가 2016년 ‘통일이 미래다’라는 주제로 경기도 화성 흰돌산수양관에서 열린 제16차 북한 구원 금식 성회에서 복음 통일을 준비하는 통일 대기조로 헌신할 사람들을 무대 위로 부르고 있다.
* 이 글은 2022.3.17. 국민일보에 실린 이용희 교수의 ‘기획특집’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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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사태가 발생하면 5분 안에 투입되는 5분 대기조는 밤에 잘 때도 군복을 입은 채로 군화를 신고 잔다.